
조선백자달항아리
시기 : 17세기 후반 ~ 18세기 전반
국보 : 제 310호 (2005년 보물 지정, 2007년 국보 승격)
개설
규모가 커서 물레로 한 번에 성형하기 힘들기 때문에
위와 아래를 따로 만들고 후에 두 부분을 접합시켜 완성하였다.
따라서 반듯하게 만든 것도 있지만 접합한 부분의 이음선이 보이거나 조금 어긋나거나 기울어서 좌우의 균형이 비대칭이다.
이러한 의도하지 않은 부정형의 자연스러운 조형미가 조선백자달항아리의 대표적 특징이다.
18세기 화려한 채색 도자기를 만들어 낸 중국과 일본과는 달리 담백한 백자로 독자적인 길을
갔던 조선의 도자기는 청아한 아름다움으로 보는 이의 마음에 고요함과 감성을 자극한다.
조선 백자의 상징은 달항아리라 불리는 백자대호이다.
얼핏 보기에는 평범하지만 이처럼 둥근 백자대호는 우리나라에서만 만들어졌다.
모터(motor)가 발명되기 이전에 둥글고 큰 항아리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달덩이 같은 둥근 항아리를 만들어내고 싶었던 조선의 도공은 커다란 왕사발
두 개를 이어 붙여 마침내 달항아리를 만들었다. 그래서 달항아리 가운데에는 이를
이어 붙인 자국이 남아있다. 형태는 기하학적인 동그란 원이 아니라 둥그스름하다.
그 자연스러운 선 맛이 달항아리의 매력이다.
세계의 모든 도자기들이 경쟁적으로 화려한 멋을 보여주려고 할 때
조선은 이처럼 둥근 백자달항아리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그것은 인위적인 것보다 자연적인 것을
번잡스러운 것보다 담백한 것을 좋아하는 조선의 마음이며
비움이 있어서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이다.